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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아테네, 건축물 비교(파르테논신전, 판테온, 콜로세움)

by ellyxnish 2025. 2. 7.

로마와 아테네 건축물 비교 관련 사진

 

로마와 아테네는 고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두 도시입니다. 이들은 각각 독창적인 건축 양식을 발전시켰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건축가와 역사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로마는 강력한 제국을 배경으로 기능성과 웅장함을 강조한 건축을 발전시켰고, 아테네는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물을 남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파르테논 신전, 판테온, 콜로세움을 중심으로 두 도시의 건축적 특징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1. 파르테논 신전: 아테네의 상징적인 건축물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기원전 447년부터 432년 사이에 페리클레스의 주도로 건설되었습니다. 이 신전은 그리스 건축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클래식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며, 도리아식 기둥과 완벽한 비례를 자랑합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가장 큰 특징은 균형과 조화입니다. 기둥은 모두 약간 기울어져 있으며, 중앙부가 약간 부풀어 있는 엔타시스(entasis)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인간의 눈에 보다 이상적인 형태로 보이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또한, 신전의 기단도 중앙 부분이 살짝 올라가 있어 착시 효과를 통해 완벽한 직선을 연출합니다.

이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을 모시기 위해 지어졌으며, 내부에는 거대한 아테나 파르테노스 조각상이 있었습니다. 신전의 프리즈(frieze)에는 판아테나이아 축제의 장면이 새겨져 있어, 당시 그리스 문화와 종교적 신념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건축 자재로는 오직 펜텔리콘 대리석이 사용되었으며, 오늘날에도 그 빛나는 백색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파르테논 신전은 많은 전쟁과 약탈을 겪었습니다. 특히 1687년 오스만 제국과 베네치아의 전쟁 중 화약고로 사용되다가 폭발로 인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은 그리스 건축의 미적 원칙과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평가됩니다. 그리스 건축이 수학적 비율과 이상적인 형태를 중시했다면, 이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극대화되었습니다. 이 점이 로마의 판테온과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2. 판테온: 로마 건축의 정점

판테온은 로마 건축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기원전 27년에 처음 지어졌으며, 현재의 건물은 서기 118~125년경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에 재건되었습니다. 이 건축물은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로마 건축의 기술적 혁신과 웅장함을 보여줍니다.

판테온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돔 구조입니다. 이는 당시 건축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며,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큰 무근가 돔(지지 기둥이 없는 돔)으로 남아 있습니다. 돔의 중심에는 ‘오쿨루스(Oculus)’라고 불리는 지름 8.2m의 개방된 원형 창이 있어 자연광이 내부를 비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조명 기능뿐만 아니라,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판테온은 건축 재료에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보여줍니다. 로마 콘크리트(Roman Concrete)를 활용하여 건설되었으며, 상층부로 갈수록 가벼운 재료를 사용하여 무게를 줄였습니다. 벽 두께는 하부에서 두껍고 상부로 올라가면서 얇아지며, 돔 내부의 코퍼드 천장(Coffered Ceiling)은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건축 양식에서도 로마적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외부는 코린트식 기둥을 사용하여 그리스적 요소를 가미했지만, 내부 공간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적용되었습니다. 전형적인 그리스 신전이 외부 장식을 강조한 것과 달리, 판테온은 내부 공간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로마 건축이 실용성과 공간 활용을 중요하게 여겼음을 보여줍니다.

판테온은 이후 서양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가들은 이를 본떠 산 피에트로 대성당과 같은 웅장한 건축물을 설계했으며, 미국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여러 현대 건축에도 그 영향이 남아 있습니다.

3. 콜로세움: 로마의 웅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콜로세움은 서기 72~80년경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와 티투스 황제에 의해 건설된 거대한 원형 경기장으로, 로마 제국의 권력과 기술력을 상징하는 건축물입니다.

이 건물은 약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로마 콘크리트와 벽돌, 트래버틴 대리석 등을 이용하여 건설되었습니다. 특히 계단식 좌석 구조와 수많은 출입구를 배치하여 관중들이 신속하게 입장하고 퇴장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오늘날 스포츠 경기장의 설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콜로세움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되었다는 점입니다.  각 층별로 살펴보면 1층에는 도리아식 기둥, 2층에는 이오니아식 기둥, 3층에는 코린트식 기둥을 사용하여 시각적인 웅장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아치와 볼트를 활용하여 튼튼하면서도 개방감 있는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이 경기장에서는 검투사 싸움, 맹수 사냥, 해상 전투 재연 등 다양한 대중 오락이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중세 시대 이후로 지진과 약탈로 인해 상당 부분이 훼손되었으며, 현재는 부분적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콜로세움은 기능성과 웅장함을 모두 갖춘 로마 건축의 대표적인 예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는 확연히 다른 목적과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콜로세움은 대중 오락을 위한 기능적인 공간으로, 웅장함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로마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